(왼쪽부터) 안영환 숙명여자대학교 기후환경에너지학과 교수, 정수종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공정전환 분과위원 소속 교수, 김창섭 (재)기후변화센터 공동대표·정책위원장, 정병기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책임연구원, 윤제용 서울대학교 국가미래전략원 탄소중립클러스터 책임교수, 강상규 서울대학교 조선해양공학과 교수, 김태훈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정책과 사무관, 임철수 국립환경과학원 지구환경연구과 과장, 이진성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투데이에너지
[투데이에너지 정재현 기자] 산업단지, 도시가스 배관, 매립지, 복합쇼핑몰 등 우발적인 메탄 누출로 사용하지 않는 연료가 낭비되고 있다면 우리는 어떤 생각이 들까? 무색무취로 우리 곁에 있는 메탄의 경제적 손실과 탄소배출이라는 불필요한 손해가 발생하고 있다면 어떻겠는가?
거기에다 우리의 호흡기 건강에도 심각한 영향을 알게 모르게 주고 있다면 어떻겠는가?
안타깝게도 여의도 FKI타워 3층에서 22일 개최된 제1회 대한민국 2050 미래전략 포럼의 주제발표에서 실제로 우리 사회의 곳곳에서 메탄이 다량으로 누출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가스를 대량으로 쓰는 삼성동 코엑스 주변과 지하철 2호선을 중심으로 한 도심 생활 근거지 곳곳에서 가스배관의 노후화로 심각한 메탄가스의 누출이 지상측정 결과 다량으로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그 심각성을 더했다.
포럼은 윤제용 서울대학교 국가미래전략원 탄소중립클러스터 책임교수가 개회사를 통해 “국가 발전을 위해 탄소중립과 더불어 경제안보와 대한민국 미래전략을 강구하는 창구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하며 시작됐다. 더불어 김창섭 (재)기후변화센터 공동대표·정책위원장은 환영사에서 “기후위기에 속도감 있게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은 메탄 감축”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메탄 배출에 대한 꾸준한 데이터 축적과 선제적 대응은 메탄 감축을 위한 중요한 의제이자 가장 비용이 적게 드는 방법이며 이를 위해 기후변화센터와 서울대학교 국가미래전략원은 서로 협력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김소희 국민의힘 원내부대표이자 환경노동위원과 박정 더불어민주당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이 온라인으로 축사를 전해왔다.
이어 ‘강화되는 글로벌 메탄 정책과 과학 데이터로 바라본 한국의 현주소’란 주제로 정수종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공정전환 분과위원 소속 교수가 메탄 배출량 감축을 통한 불필요한 에너지 낭비를 줄일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제시하는 등 주제발표를 진행했다.
정 교수는 메탄의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석유화학계 유기화합물제조 산업단지, 삼성동 코엑스, 2호선 지하철과 함께 이어지는 도심생활지 등의 배출원에서 측정결과 실제로 초고농도의 메탄 배출이 이뤄지고 있었다며 현재 우리가 산정하는 메탄 배출량 산정을 고도화 해야 하고 이는 국제사회에서 강하게 논의되고 있는 것이라고 발표했다.
메탄의 온실효과는 이산화탄소의 80배로 지상측정 및 모델링을 강화해 메탄감축에 속도를 높혀야 한다고 설명했다.
지상관측의 방법으로서 EM27/SUN (FTIR) 지상 원격 탐사 장비를 활용한 방법을 소개했는데 산업단지, 발전소 등의 초고농도 메탄 누출을 실제 데이터값으로 도출해 그래프로 구현했다.
또한 CANIFFER 위성관측 방법으로는 대산 산업단지내 CH₄와 CO₂ 관측을 실시하고 메탄 배출량의 공간분포도를 지도화해 발표했다.
CARBON SNIFEER(CANIFFER) 프로젝트는 전세계 최초로 석유화학산업단지의 온실가스 배출 입체관측 캠페인으로서 지난 1월6일부터 1월14일까지 9일간 실시했고 국내 참여기관으로는 서울대학교, 국립환경과학원, 국립기상과학원, 충청남도 보건환경연구원이 참여했고 국외 협력기관으로는 미국 NASA, 일본 JAXA, 유럽 ESA가 참여했다.
또한 메탄측정 사례로 송도의 LNG 생산기지 인접장소에서 EMIT 측정방법으로 관측하고 위성측정값과 비교분석했는데 OTM33a 배출량 환산시 27,292 ± 3,385 tCO₂ eq/yr로 추정됐다.
이는 위 산업단지의 결과와 마찬가지로 고농도의 증가분이다.
서울의 한 복합화력발전소 인근에서 메탄누설이 치솟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투데이에너지
한편 수도권 폐기물 매립지에서도 다량의 메탄측정값이 발견됐는데 SSP 585 미래기후시나리오에 따른 매립지 미래 메탄 추정량에 따르면 2024년에서 2100년까지 2023년 배출량의 약 21배의 메탄이 추가적으로 배출(249 Gg CH₄)되고 있으며 이는 연간 약 260만 마리의 소가 배출하는 메탄과 맞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열병합 발전소 인접지역에서도 고정관측을 실시했는데 관측결과 CH₄와 CO₂의 유사한 시계열 변동성을 보여줌으로써 발전소의 불완전연소로 인한 메탄발생이 의심된다고 말했다.
배출량을 환산한 결과 114 ± 15 tCO₂ eq/yr로 추정됐다.
인천의 한 LNG 복합화력발전소에서도 고정관측을 수행했는데 고정측정 지점에서 부취제 냄새와 함께 천연가스의 탈루를 확인했다.
이때의 배출량은 환산시 1,177,02 ± 165,176 tCO₂ eq/yr로 추정됐다.
서울의 한 복합화력발전소의 경우에는 모바일 관측과 위성 관측을 동시 실시하고 값을 비교했는데 관측결과 둘다 고농도의 메탄 배출이 감지됐다.
이때의 배출량은 환산시 26,093 ± 3,595 tCO₂ eq/yr이었다.
특이할 만한 점은 캠페인 기간 중 강남의 대형 복합쇼핑몰에서 유의할 수준의 메탄 탈루가 감지됐다라는 점이다.
항공기의 추적 궤도를 굵은 선으로 도출한 결과 서울 한강벨트를 중심으로 주로 연초록에서 노랑색으로 표시됐지만 유독 강남 코엑스 주변에서 붉은 선으로 표시되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는 복합쇼핑몰에서도 메탄이 대량으로 탐지된 첫 사례다.
또한 특이할 만 한 점은 도시 메탄의 측정값이었다.
캠페인에서 부촌인 서울 서초동과 비교적 서민지역인 제기동의 메탄측정값을 비교했는데 측정 전 예상은 비교적 배관노후도가 덜하고 새건물이 많은 서초동이 훨씬 측정값이 적을것으로 예상했는데 결과치는 정반대였다.
일부지역에서 제기동의 수배에 달하는 고농도의 메탄측정값이 발견됐다.
주거지역에서의 특징은 측정값의 메탄(CH₄) 대비 에탄(C₂H₆)비가 높은것으로 보아 이는 천연가스의 누출로 의심되는 지표로 보고 있다.
한편 주거지역에서는 하수관망의 맨홀에서 배출되는 메탄도 다량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24개 구에서 하수관망을 통한 메탄 배출량은 인벤토리에서 누락돼 하수관망 메탄 배출량 관리도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종합해 보면 도시 내 발전소, 매립지, 하수처리시설, 복합쇼핑몰, 맨홀, 하수구, 노후주택, 산업시설, 식당 등 다양한 메탄 배출원이 존재하며 심각한 점은 도시메탄발생 지도 등의 모니터링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라는 점과 이를 측정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라는 점이다.
강남 코엑스 인근에서도 메탄 누설이 매우 심한것을 볼 수 있었다./투데이에너지
따라서 정 교수는 수소시대로 진입하기에 앞서 천연가스가 주 에너지원인 도시의 다양한 메탄 배출원을 파악해야 하며 여기에 더해 미국과 EU 모니터링에 기반한 규제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메탄은 온실가스 구성비가 4.2%에 불과하지만 온실효과를 유발하는 성질의 60%를 차지하고 메탄의 반감기는 이산화탄소의 반감기에 비해 약 20년으로 짧아 본격적인 수소시대로 전환되기 전인 과도기에 집중적으로 관리 규제하면 탄소중립 시간을 효과적으로 벌 수 있다고 또한 설명했다.
EU는 지난 5월 탄소배출량 감축을 위한 ‘Fit for 55’에 메탄 배출 감축에 관한 규정을 승인한바 있으며 환석연료기업에 메탄 배출량 측정보고검증(MRV)를 의무화 했다.
2027년까지는 방출(Venting) 및 소각(Flaring) 시설에 대한 메탄 배출을 금지하고 화석연료 생산 시설의 메탄 배출 감지 및 수리를 의무화시켰다.
또한 수입 화석연료에 대한 메탄 배출량을 추적하고 글로벌 메탄 모니터링 방법을 수립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체계적인 메탄발생의 추적 등 모니터링이 시급한 과제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정 교수는 뉴욕에서 가스레인지 퇴출 정책을 발표한 사례를 들면서 서울의 메탄에 대한 관심은 1도 없다면서 발상의 극적 전환을 요구했다.
포럼토론회 모습/투데이에너
정 교수의 주제발표후 이어진 패널 토론에서는 안영환 숙명여자대학교 기후환경에너지학과 교수, 정병기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책임연구원, 강상규 서울대학교 조선해양공학과 교수, 이진성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 김태훈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정책과 사무관, 임철수 국립환경과학원 지구환경연구과 과장이 나와 열띤 토론을 벌였다.
좌장 정병기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측정할 수 없으면 관리할 수 없고 관리할 수 없으면 개선할 수 없다”며 메탄 배출원을 확인했으나 배출량 데이터의 불확실성과 모호함을 개선하기 위해 새로운 메탄 측정 및 관리 체계를 정립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태훈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정책과 사무관은 “탈루성 메탄 배출 모니터링 확대를 위해 산업현장의 의견을 수렴해 배출계수와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현재는 인벤토리를 기반으로 정책 수립에 참고하고 있어 향후 위성과 같이 실질적인 배출원을 파악하는 방법을 활용하고 통계 고도화로 정확도를 높여 추가 감축 기회를 마련 및 정책을 수립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임철수 국립환경과학원 지구환경연구과 과장은 “환경부가 관장하고 있는 MRV 검증에서 메탄 배출량의 정합성 개선이 필요한 상황으로 배출량 산정에 대한 측정 방법 개선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전했다. 또한 “현재 CBAM(탄소국경조정제도) 내 보고 대상 중 메탄이 빠져있어 향후 규제로 작용하기 전 우리 기업이 대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강상규 서울대학교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는 “수소산업의 배출 측정은 대부분 연료 소모량에 따라 효율을 산정하는데 탈루의 관점이 정립되어 있지 않다”며 “메탄이 전환되기 전 단계에서 탈루가 일어나는 발생량을 규정하고 측정 방법에 대한 표준화 법을 제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영환 숙명여자대학교 기후환경에너지학과 교수는 “2050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온실가스 감축 분과위원장으로서 그간 이산화탄소에 많은 초점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메탄은 더 이상 오염물질이 아닌 자원으로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배출량 측정방법 정교화를 위해 Tier 1에서 Tier 2와 3 기준으로 상향한다면 오히려 국내 인프라에 비추었을 때 배출계수보다 배출량이 적을 수 있다”며 측정의 중요성과 탈루성 메탄에 대한 활용방안 논의 필요성을 제언했다.
이진성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산업계와 함께 나아가기 위하여 메탄 감축에 소요되는 비용에 대한 공동체 수용 방안을 제언했다. 특히 “아직 이른 논의일 수 있으나 미리 그리고 오랫동안 준비해야 하는 의제”라고 말하며 “외부효과를 어떻게 내재화 할 것인가에 대해 과학적인 분석과 비용 보상 메커니즘을 논의해야 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 변호사는 전수조사 결과 메탄에 대한 관련규정이 사실상 없다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말하며 모니터링에 관한 근거와 규정을 우선 수립하는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토론 후 마지막 현장질의에서 임철수 환경과학원 과장은 투데이에너지 취재진의 도심지 열병합발전소 등 관련한 메탄 측정의 시급한 사안에 관한 질문에 지상측정장소를 내년까지 100군데 이상 설치할 예정이라고 소개했고 2027년과 2028년에는 온실가스 측정용 초소형위성의 발사도 연이어 예정돼 있다고 답했다.
출처 : 투데이에너지(https://www.todayenerg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