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기후변화 협상단으로 활약한 우리대학 기후변화 삼총사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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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8/13
속성
기후협상
COP
속성 1
지구온난화, 미세먼지와 같은 기후 문제가 우리 일상생활 속 한 부분으로 자리 잡으면서 국제적으로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관련 문제를 논의하고자 유엔기후변화협약에서는 매년 각국 대표들을 초청해 당사국 총회를 열고 있다. 온실가스 저감과 관련해 언론을 통해 익히 들어왔던 교토의정서나 파리협정 등이 바로 이 당사국 총회에서 채택된 것들이다.
지난해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제25차 총회(COP25)에는 우리대학 대학원에서 재학 중인 숙명인들이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대학원 기후환경융합학과와 기후환경에너지학과에 재학 중인 원유준(기후환경융합학과), 배경은(기후환경에너지학과), 정수연(기후환경에너지학과) 연구원은 협상장에서 목소리를 내고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며 국제사회에 숙명인의 역량을 알렸다. 일명 기후변화 삼총사로 불리는 이들의 활동을 알리고자 숙명통신원이 나섰다.
(사진 왼쪽부터) 배경은, 원유준, 정수연 씨가 COP25 출입카드를 들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1. 반갑습니다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희는 현재 우리대학 특수대학원 기후환경융합학과와 일반대학원 기후환경에너지학과에서 기후에 대해 공부하고 관련 연구를 수행 중인 원유준(경제학부15, 이하 원), 배경은(행정학과14, 이하 배), 정수연(경영학부15, 이하 정)입니다.
2. 학과명이 다소 생소하기도 한데간단한 설명을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정: 두 학과는 공히 경제모형이나 다양한 방법론을 사용해 기후변화로부터 발생하는 문제의 영향들을 추정하고 어떻게 대응할 수 있는지에 대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일종의 환경 경제학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학과 간 차이점이 있다면, 기후환경에너지학과는 일반대학원 소속으로 비교적 이론적인 수업에 중점을 두는 반면, 기후환경융합학과는 특수대학원 소속으로 실무적인 부분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저희 학과는 현재 한국 배출권거래제의 시장 안정화 조치 연구, 온실가스-대기오염물질 통합모형 구축 연구, 협상 대응전략 연구 등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원: 기후환경융합학과의 경우 특수대학원 소속인 만큼 직장인분들이 비교적 많은 편입니다. 실제로 환경 관련 공기업에 종사하고 계시는 분들도 있고요.
배: 행정적으로는 두 학과가 분리되어 있지만, 교수님들의 지도 아래 두 학과가 같이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3. 지난해 우리나라 협상 대표단으로 참여하셨던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 대해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정: 2015년도 파리협정 채택 당시 2℃(1.5℃)로 온도 상승을 억제하자는 목표에는 모든 당사국이 합의를 하였습니다. 이에 2018년도 카토비체 당사국총회에서 대부분의 세부 이행 규칙을 합의하였지만 국제 탄소시장에 대한 내용인 제6조만 미합의 상태로 남아있습니다. 따라서 2019년도는 제6조와 더불어 다른 의제에 대해 협상하는 매우 중요한 자리였습니다.
4. 총회에서는 어떤 역할을 맡으셨나요?
정: 협상장에서 우리대학의 역할은 파리협정 제4조, 제6조, 제14조에 대한 협상 대응전략 구축과 제4조 및 제6조의 국내 적용 시나리오에 대한 집중 연구였습니다. 실제로 저희 연구 결과 중 일부는 협상테이블에서 한국 대표단의 입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사용되었습니다. 담당 대표단 분께서 해당 부분을 발표할 때마다 “숙명여대의 자료에 따르면~”이라는 말을 늘 잊지 않고 해 주셨는데, 회의 당시에는 표현하지 않으려 애썼지만 저희 모두 웃음이 새어 나올 정도로 놀랍고, 기쁘고, 뿌듯했습니다.
원: 저희 연구실은 개설 이후 매년 상을 받을 정도로 배출권거래제, 집단에너지, 국내 목표 평가, 미세먼지, 공공 목표제 등 여러 다양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특히 직접적인 협상 관련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었기에 별 탈 없이 마무리되어서 뿌듯하고 자랑스럽습니다.
5. 협상 과정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었다면 무엇인가요?
원: 저는 부대행사에서 30대부터 기후변화 협상에 참여해 오신 80대 여성 협상가를 뵈었던 게 기억에 남습니다. 당시엔 퇴임을 하신 상태였는데, 한 분야에 그렇게 오랫동안 있으셨다는 게 대단하게 느껴졌습니다. 우리나라 대표단 분들은 순환근무제 때문에 경력이 그 정도로 길진 않은 편인데요. 그분을 뵙고 우리나라도 근무 연속성만큼은 확보가 됐으면 좋겠다며 저희 셋 모두가 공감했던 기억이 납니다.
배: 유모차를 끌고 협상장에 참여하신 한 외국인 여성분과 이를 배려해주던 사람들의 모습이 아직까지 오랫동안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여전히 우리 주변에서는 이러한 모습이 흔치 않기 때문에 인상 깊게 느껴졌습니다. 또한, 휠체어를 이용하시는 분들을 배려하기 위해 협상장의 문을 비교적 크게 만들었다는 점도 기억에 남습니다.
정: 저는 우리나라 외교부 소속 사무관님께서 회의 공동 진행자로서 한 의제를 이끄시는 모습이 가장 인상 깊게 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회의에서 생각보다 많은 한국 분들을 만나 자랑스러웠던 기억도 나네요.
6. 협상 내용 중 숙명인들이 꼭 기억했으면 하는 내용이 있다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정: 기후변화로 인해 1도 상승 시 최소 연간 30만 명이 사망한다는 통계가 있습니다. 기후변화도 코로나 19와 마찬가지로 재난의 일종입니다. 그런데도 기후변화에 대한 경각심은 아직 부족한 상황인지라 많은 분들께서 기후변화에 관심을 가져 주시면 좋겠습니다.
7. 세 분은 기후변화와 국제협상이라는 분야에 어떻게 관심을 갖게 되셨나요?
정: 저는 학부 때부터 국제기구에 진출하고자 하는 뚜렷한 목표가 있었어요. 그렇게 고민하던 찰나에 좋은 기회로 한국환경공단에서 주관하는 국제 환경전문가 양성과정(IEETP)에 선발되었습니다. 한 달 동안 교육 과정을 이수하고 스위스 제네바에 있는 국제 연합 환경 계획(UNEP)에서 6개월 간 인턴 활동을 하게 되었는데, 인턴을 하며 환경 분야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졌어요. 지금 되돌아 생각해보면 스위스에서의 인턴 활동이 환경 공부를 시작한 출발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배: 저는 행정학 전공 수업 ‘환경행정론’에서 환경에 대해 자세하게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있었어요. 이 수업을 통해 환경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갖고 더 나아가 환경의 중요성이 우리 사회에서 잘 부각되지 않고 있다는 점에 관심이 생겼던 것 같아요. 졸업을 준비하던 중 행정학 전공 수업인 ‘미래 연구’ 수업과 글로벌환경학 연계전공수업 중 ‘환경연구프로젝트’라는 수업을 함께 수강하게 되었어요. 두 가지 수업을 병행하며 환경과 미래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고 한 학기 동안 진행한 식량 문제 프로젝트를 통해 식량을 비롯한 우리 사회의 다양한 문제들이 환경과 밀접한 연결고리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기후 환경에 더욱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원: 저는 기후변화에 늘 관심이 있었고 ‘개발과 환경’이라는 수업을 듣고 유승직 교수님과 인연이 되어 환경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적이 있습니다. 교내에서 개최한 국제 콘퍼런스에 나가 환경 관련 발표를 진행하기도 했었죠. 그리고 2019년도 기후변화 당사국 총회에 참여하기 전, 교수님의 제안으로 2018년도 당사국 총회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이 회의가 얼마나 중요한지 잘 몰랐는데 한국에 돌아와 관련 세미나를 듣다 보니 제가 참여했던 회의가 국제적으로 굉장히 중요한 회의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웃음) 파리협정이 발효되고 세부 이행 규칙들을 정한 회의였음을 그제야 알게 된 거죠. 운명처럼 그때의 경험이 호기심이 되어 기후변화 협약에 대해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8. 학부 시절의 경험이 지금의 활동을 하는 데에 어떤 영향을 주었나요?
원: 저는 경제학을 공부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접하게 된 다양한 사고방식들이 정말 많은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그리고 단과대학 회장단을 하며 앞에 나가 발표를 하고 여러 사람들과 대화하는 경험들을 많이 할 수 있었는데 이러한 교내 활동도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배: 입학홍보대사인 폴라리스로 2년 간 활동하면서 우리대학 진학을 희망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이들에게 제 행동 하나하나가 숙명의 이미지가 되는 것을 경험하면서, 무언가를 대표한다는 것에 대한 고민을 해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우리대학에 대해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주고, 학교 이름에 누가 되지 않도록 책임감을 갖고 활동하려 노력했습니다. 이러한 경험이 지금의 저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 같습니다.
정: 저는 워낙 국제 활동에 관심이 많아서 스노위를 자주 들어가 보며 국제협력팀에서 주관하는 다양한 국제 프로그램에 참여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 교환학생도 다녀왔고. 유엔협회 세계연맹(WFUNA) 프로그램에도 참여했죠. 이 외에도 사회혁신 비즈니스 동아리인 SEN에서 활동하며 사회 문제를 파악하고 이를 해결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교내 프로그램들을 이용하고 동아리를 통해 관심 분야를 집중적으로 다룬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9. 기후변화 삼총사 분들의 앞으로의 활동 계획과 목표가 궁금합니다.
정: 환경 관련 실무 경험을 쌓고 싶습니다. 아까 말씀드렸던 나이가 지긋하신 협상가처럼 오래도록 활동하는 협상가로 성장하고 싶습니다. 공부를 마치고 경력을 좀 더 쌓은 후에는 창업을 하고 싶다는 바람도 있습니다. 기후변화와 관련한 실질적인 연구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연구소를 두 분과 같이 운영하고 싶습니다.
배: 기후변화와 관련한 다양한 논의들에 대해 심층적으로 공부해보고 싶습니다. 또한 기후변화 협상의 맥락에서 모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선택지에 대해 고민하여, 많은 사람들이 만족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고 싶습니다. 또, 기후변화 협상에 지속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전문가가 되는 것이 장기 목표입니다.
원: 저는 환경경제학을 배우고 싶어서 기후 공부를 시작했기 때문에 저만의 연구를 도출해보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박사과정을 염두에 두고 있지만 제가 취업을 하게 되더라도 기후변화 협상에 관한 문제는 꾸준히 지켜볼 예정입니다. 경력을 쌓아 유엔기후변화협약에 소속되고 싶고 추후에는 한국 협상대표단을 하고 싶습니다. 저희끼리 미래에 부속기구 회의 의장이 되어서 만나자는 말을 장난식으로 나누곤 하는데, 언젠가는 각자 소속된 위치를 빛내는 사람이 되어 국제무대에서 만났으면 하는 소망이 있습니다.
취재숙명통신원 18기 김지후(사회심리학과18), 유혜지(영어영문학부18), 19기 정시현(미디어학부20)
정리커뮤니케이션팀